
지난 8월 7일 오후 4시 서울대학교 5동 214호에서 서울대학교 현대한국종합연구단 가치와 정체성팀이 주관한 “가치와 정체성팀 제15차 집담회”가 열렸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부교수이자 여성학협동과정 겸무교수인 김수아 교수는 “How Are ‘Right-Wing Protestant Feminists’ Created?: The Politics of Identifying as ‘Right-Wing,’ ‘Protestant,’ and ‘Woman’ in Korean Online Spaces”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수아 교수는 온라인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우파 개신교 페미니스트”로 지목되는 이들이 실제로 우파를 자처하는 여성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서울YWCA 같은 개신교계 여성단체와 이화여자대학교 같은 개신교계 여성교육기관이라는 역설에서 논의를 시작했다. 웹스피어 분석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참여관찰을 통해, 온라인 공간에서 ‘우파’, ‘개신교’, ‘여성’,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 지표가 조합되고 명명되는 양상을 탐색하고 유형화했다.
발표에서는 페미니즘을 맞서야 할 ‘악’으로 규정하고 반페미니즘적 실천을 ‘영적 전쟁’으로 수행하는 기독교 우파 청년들, 애국과 ‘정상적 여성성’을 내세워 좌파와 페미니즘을 거부하는 우파 여성들, 이승만을 ‘여성 인권의 아버지’로 내세우며 성서적 여성인권 운동을 ‘진정한 페미니즘’으로 재전유하려는 우파 개신교 여성인권 활동가들,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한국식 래디컬 페미니스트들, 신앙과 퀴어 연대를 함께 실천하려는 ‘믿는 페미’, 그리고 서울YWCA로 대표되는 여성신학 기반 여성 시민단체 등이 제시되었다.
이를 통해 김수아 교수는 “우파 개신교 페미니스트”가 안정적인 실체나 정체성 집단이 아니라, 서로 다른 행위자들이 페미니즘·개신교·우파의 경계를 설정하고 서로의 정당성을 인정하거나 부정하는 과정에서 구성되는 관계적 범주임을 밝혔다. 특히 실제로 우파를 자처하며 페미니즘을 재전유하는 이들이 아니라 성평등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여성 시민단체가 이 명칭으로 낙인찍힌다는 사실은, 온라인 반페미니즘이 남성 성문화에 대한 페미니즘의 개입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페미니스트’와 ‘개신교인’이라는 명명이 정체성의 표현인 동시에 누가 집단의 정당한 성원인지를 판별하는 경계 기제로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는 그간 청년 남성을 중심으로, 특히 공정성과 역차별의 관점에서 주로 논의되어 온 한국의 반페미니즘을 종교·젠더·섹슈얼리티·우파 정치가 교차하는 다층적 현상으로 확장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기독교 우파 및 극우에 관한 선행연구를 참조하면서, 특히 미국의 기독교 민족주의가 생활양식과 일상 미디어를 통해 여성을 설득하는 방식과 달리 한국의 우파 개신교 여성 담론은 이승만 중심의 역사관과 정파적 동원을 앞세운다는 특수성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