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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SNU 국제학술대회 세션 – 근대성과 발전

2026-09-01

서울대 현대한국종합연구단은 8월 21일과 22일 양일간 “Korea as Method”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근대성팀은 첫째 날 두 번째 세션에서 “근대성과 발전(Modernity and Development)”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동원(서울대 역사학부)의 사회 아래, 세 발표자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관한 한국 법제, 부마항쟁의 사례를 통한 시위 및 진압 전술, 1970년대 ‘민중’을 다룬 재일코리안의 트랜스내셔널한 발화를 다루어 역사적인 사례를 통해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현주소를 읽어내고자 했다. 

먼저 안종철(베니스대) 교수는 식민지기부터 미군정기를 거쳐 1987년까지 한국 사회에 다양한 양태로 존재했던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관한 일련의 법제들, 특히 시행령의 정치 동학을 살펴본다. 식민지기 조선인 통제를 위해 존재했던 법제들은 미군정기를 거치면서 폐지되었다. 그러나 미군정은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이러한 자유를 제한하였으며 검열과 통치술의 역사적인 잔재가 이후 한국사회에 잔존하였다. 그의 발표는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로 나아가 시행령 정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코비드 19와 같은 의료적 재난 앞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을 남겼다. 

다음으로 조은애(연세대) 교수는 1970~80년대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국과 일본을 넘나드는 국제적인 정보 네트워크가 존재했음에 주목한다. 그는 ‘T·K生’이라는 필명으로 작성된 「한국으로의 통신」이라는 매체를 활용한다. 그는 이 매체가 디아스포라적 위치에서 필자가 남긴 일종의 ‘망명 아카이브’라고 보았다. 이를 통해 그는 일본을 거점으로 한 한국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의 담론 속에서 해당 매체가 가지는 역사적인 의미를 재조명하고 필자의 ‘민중’에 대한 발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권혁은(서울대) 교수는 부마항쟁 초기 ‘게릴라식’으로 진행된 시위양상과 경찰의 진압 방식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그는 HGIS 방법론을 활용하여 기존의 문헌 자료들로 구현할 수 없는 시위와 진압의 양상을 새롭게 살펴보고자 했다. 이를 통해 군경의 시선에서 구성된 시위대 기록을 넘어서 경찰의 공간적 진압 양태를 복원했으며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역사적으로 탐구하고자 하였다. 발표는 시위대가 ‘목표 없이’ 복잡한 도심을 왕복하면서 시위라는 행위 자체를 통해 유신체제에 저항했음을 밝혔다. 

세 발표는 서로 다른 시기와 자료, 방법론을 다루면서도 한국 민주주의의 형성과 전개가 단순히 제도적 변화의 결과만은 아니었음을 공통적으로 보여주었다. 집회와 시위를 둘러싼 법제와 통치의 방식, 거리라는 공간에서 전개된 시위대와 국가권력의 상호작용, 그리고 국경을 넘어 형성된 민주화와 ‘민중’의 담론은 민주주의가 법과 제도, 실천과 저항, 기억과 발화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져 왔음을 드러낸다. 이러한 역사적 접근은 과거의 민주화 과정을 새롭게 이해하게 할 뿐 아니라,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집회와 표현의 자유, 국가권력의 작동 방식,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성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각을 제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