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30분 영원홀에서 열린 「정치적 양극화와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Political Polarization and the Perils of Korean Democracy)」 세션은 시민의 웰빙, 정당 조직, 헌법재판이라는 서로 연결된 세 가지 관점에서 한국 민주주의를 살펴보았다.

김기동(한국외대)의 「정서적 양극화와 정신건강(Affective Polarization and Mental Health)」 발표는 한국에서 정당 간 적대감이 개인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2025년 전국 단위 설문조사 자료를 활용한 분석 결과, 정서적 양극화와 정신건강 사이에는 전체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정당에 대한 동일시의 강도에 따라 그 관계는 뚜렷하게 달라졌다. 정당 동일시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정서적 양극화가 낮은 정신건강 수준과 관련된 반면, 정당 동일시가 강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높은 정신건강 점수와 관련되어 있었다. 특히 이 발표는 정치적 양극화가 정치참여와 개인의 웰빙을 둘러싼 불평등을 더욱 심화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사적이었다.

이선우(전북대)의 「최근 한국 정당정치의 변화(Recent Changes in South Korean Party Politics)」 발표는 심화되는 정치적 양극화를 제도 내부에서 발생하는 내생적 제도 쇠퇴(endogenous institutional decay)의 한 형태로 설명하였다. 그는 강력한 대통령제, 카르텔화된 양당체제, 그리고 제도화 수준은 낮지만 강한 당파성을 지닌 정당들이 서로를 강화해 왔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정치참여의 확대를 목적으로 도입된 여러 개혁이 오히려 지도부 중심의 권력 집중과 디지털 팬덤 정치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민주적 개혁이 어떻게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당내 민주주의와 정치적 온건성을 약화시킬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성예진(전남대)의 「헌법재판 ‘중간기’의 정치(The Politics of the Constitutional Adjudication Interim)」 발표는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법적·절차적 쟁점이 어떻게 정당 간 정치적 갈등으로 전환되는지를 분석하였다. 노무현, 박근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례를 비교한 결과, 정당들은 법적 주장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재구성하면서 갈등의 중심을 탄핵의 실체적 쟁점에서 절차, 심판의 시기,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정당성 문제로 이동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발표는 사법적 절차가 정치적 갈등을 단순히 종결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형태와 쟁점을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음을 시간적 관점에서 보여주었다.

세 발표는 정치적 양극화가 단순히 유권자들의 이념적 거리나 정당 간 경쟁의 심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정치참여, 정당 조직의 작동 방식, 그리고 헌법적 갈등을 처리하는 제도적 과정에 이르기까지 한국 민주주의의 여러 층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임을 보여주었다. 정서적 양극화가 시민의 웰빙과 정치적 정체성에 따라 상이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개혁이 오히려 당내 권력 집중과 팬덤 정치라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헌법재판과 같은 법적 절차조차 정당 간 정치적 갈등에 의해 새롭게 구성될 수 있다는 점은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도전의 복합성을 잘 드러낸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본 세션은 양극화를 하나의 정치적 태도나 선거 현상에 국한하지 않고, 시민·정당·사법제도를 연결하는 민주주의의 구조적 문제로 이해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