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1일 오후 3시 도쿄 신주쿠에서 현대한국종합연구단의 국가성 팀 주관으로 국제 세미나가 열렸었다.
이번 국제 세미나는 일본의 한국 근대사학자와 한국의 한국 근대사학자가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근대는 양국의 역사학자들에게 민감한 주제다. 이번 회의는 자유롭게 의견과 피드백을 공유하며 역사 이해에 대한 간극을 메울 수 있는 귀한 자리가 되었다.
첫 번째 발제로는 홍종욱(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가 ”비식민화의 주체 여운형“이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비식민화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탈식민이 식민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주체의 의지를 강조한다면, 비식민화는 19세기적 식민 통치가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피식민자의 저항과 식민자의 대응이 빚어낸 시대적 흐름에 주목”한다고 하였다. 여운형이 표면에서는 자치론을 주장하고, 이면에서는 건국동맹을 조직하는 모순성을 밝혀내고, 비식민화의 주체로서 파악하고자 했다.
나리타 치히로 (리츠메이칸 대학) 교수는 “한반도 분단과 오키나와의 귀속/기지 문제”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나리타 치히로 교수는 1945년부터 1972년까지 남북한의 오키나와사 및 오키나와 반환 문제에 대한 관심의 변천사를 소개했다. 그는 남북한 모두 한국전쟁을 계기로 오키나와를 자국의 안보와 연결시켜 인식하게 되었다고 했다. 오키나와가 미군의 출격기지로 활용됨에 따라 남한에서 자국 안보에 중요하다고 생각되었고, 북한에게는 “미제의 조선 침략기지”로 여겨졌다고 했다. 1965년에 오키나와 미국-일본 반환 교섭이 본격화되자, 한국 정부는 일본 반화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기지 기능 유지를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계속 미일안보조약 폐기와 오키나와의 전면 반환을 주장하는 일본 인민에 연대를 표명했다.
송지예 (고려대학교) 교수는 “1900년대 일본의 조선 보호국화 논의와 을사보호조약“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한일협약 체결 후 일본의 조선 보호국화 논의에 대한 선행 연구를 정리했다. 한국에서 주로 을사보호조약에 대한 연구가 그 불법성과 무효성에 집중되어 왔다고 하고, 발표자가 진행하고자 하는 연구가 선행 연구와 네 가지 연구 방향에서 차별화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라운드테이블 토론에서는 도카이대학 소속의 이수지 박사, 서울대학교의 김종학 부교수,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정준영 부교수, 소진형 서울대학교 규장각연구소 책임연구원과 경희대학교 공공거버넌스연구소의 김충열 교수가 맡았다. 일본의 오키나와 연구 동향에 대한 질문부터, 피보호국의 주체성에 대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토론과 질문이 오갔다.